정몽규 축구협회 회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은 14일부터 태국 방콕에 머물고 있다. 제34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16일)와 제74회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평소와는 다른 행사다. 임기가 2027년까지인 AFC 집행위원 두 자리에 대한 선거가 AFC 총회 중 치러지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동아시아에 할당된 자리에 도전하지만, 단독 입후보라 실은 ‘추대’에 가깝다.
회장, 부회장(5명), FIFA 평의회 위원(6명), 집행위원(18명) 등 30명으로 구성되는 AFC 집행위원회는 최고 의결기구다. 정 회장이 당선되면 한국축구는 오랜만에 국제축구계 외교무대로 복귀한다. 지난해 2월 AFC 총회에서 치러진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낙선한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AFC 준집행위원 자격을 얻었고, 이번에 정식 출마하게 됐다.
그런데 축구계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어지러운 국내사정 탓이다. 올해 한국축구에는 유독 ‘참사’가 잦다. 2023카타르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한 데 이어 2024파리올림픽 출전 좌절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 여파로 국가대표팀 사령탑 재임기간, 온갖 구설에 휩싸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과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물러났다.
현재 한국축구의 최대 현안은 당연히 대표팀 감독 선임이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정해성 위원장 체제의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최우선 후보로 정한 제시 마치 감독(미국)과 계약마저 실패해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이 와중에 떠난 KFA 수장의 방콕 출장은 최악의 타이밍이다. 일각에선 정 회장의 AFC 집행위원 도전이 내년 1월 KFA 회장 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체육단체장은 3연임부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단체장이 국제단체 임원일 경우에는 연임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사과도, 속 시원한 입장 표명도 없는 정 회장은 3번째 임기 중이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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