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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9.05' 나균안, 혼자 위기 의식 없었나…김태형의 인내 우습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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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 구단에 맡겼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26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논란의 중심에 있던 선발투수 나균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일단 성적 자체가 좋지 않았다. 나균안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2승7패, 60⅔이닝, 평균자책점 9.05에 그치고 있었다. 일찍이 2군에서 재정비하라는 통보를 했어도 할 말이 없는 성적인데,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부상으로 이탈한 여파로 자리를 지켰다. 김 감독은 나균안의 2군행을 결심했다고도 어쩔 수 없이 팀 사정을 고려해 남겨두고 있었다.

그런데 나균안 혼자 위기의식이 없었던 걸까. 그는 지난 25일 사직 KIA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상황에서 전날 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24일은 휴식일이었고, 사생활은 개인의 자유라 하지만 선발 등판을 하루 앞둔 투수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선발투수는 선발투수라는 이유로 관리받는 자리이기 때문. 선발투수는 등판 전날 경기에 앞서 훈련만 마치고 곧장 다음 경기가 열리는 장소로 이동해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도록 배려를 받는다. 홈경기면 선발투수는 자신의 컨디션에 맞춰서 훈련 시간과 상관없이 출근하기도 한다. 그날 경기에서 선발투수가 6~7이닝을 끌어줄 수 있느냐가 승패를 좌우하기에 어떻게 보면 다른 선수들과 달리 우대를 해주는 자리기도 하다. 그래서 나균안이 선발 등판 전날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진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김 감독은 25일 경기에 앞서 나균안 관련 보고를 받고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일 선발투수를 부상이 아닌 이유로 교체할 수는 없기에 일단 나균안이 자신의 행동에 어떻게 책임질지 지켜봤다. 나균안은 예상대로 부진했다. 1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6사사구 2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김 감독은 나균안이 1회 시작부터 제구 난조에 난타를 당해도 묵묵히 지켜봤다. 마운드 위에서 스스로 전날 행동의 책임을 다하길 바랐기 때문. 나균안은 83구를 던진 뒤에야 현도훈과 교체됐다. 롯데는 타선의 뒷심에 힘입어 연장 12회 접전 끝에 15-15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선수 하나의 책임감 없는 행동에 팀 전체가 좌우된 결과에 웃을 수 없었다.

김 감독은 일단 26일 나균안에게 2군행을 통보하는 것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줬다. 팀 선발투수 사정이 어려워도 나균안 없이 가겠다는 뜻이기도 했고, 다른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사례를 남길 필요도 있었다. 롯데 구단은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나균안에게 자체 징계를 내릴 계획이다.

김 감독은 "구단 규정이 있다. 구단에서 회의하고 조치를 내릴 것 같다.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 구단에 맡겼다"라고 밝혔다.


 

▲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사실 이번 사건이 결정타였을 뿐, 김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인내심을 갖고 나균안을 기용했다. 나균안은 스프링캠프 기간 사생활 문제로 구단을 난감하게 했는데, 일단 개인의 문제니 구단은 나균안 본인의 몫으로 맡기고 출전 기회를 보장했다. 나균안은 박세웅 다음으로 롯데에서 가장 신임을 얻은 국내 선발투수였기에 구단도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웠다.

나균안은 숱한 잘못에도 자신의 자리가 보장되니 현실을 망각한 것일까. 사실 나균안은 올 시즌 사생활 문제가 노출되기 전까지는 인생 역전 드라마를 쓴 선수로 더 주목을 받았다. 용마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을 때 나균안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롯데의 차기 안방마님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포수로 부진한 날이 갈수록 늘었고, 결국 투수 전향을 선택했다. 2021년 투수로 처음 1군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3시즌 통산 85경기, 10승18패, 294⅓이닝,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다. 2021년 처음 1군 타자들을 상대할 때 평균자책점 6.41로 매우 나빴지만, 2022년과 지난해는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선발투수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것을 증명했다.

지난해는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한때 2선발로 중용됐고, 23경기에 등판해 6승8패, 130⅓이닝,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삼진 114개를 잡으면서 볼넷은 42개만 허용할 정도로 제구도 꽤 안정적이었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에 기여하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나균안이 올 시즌 끝 모를 부진에 빠져있을 때 언젠가는 믿음에 보답하길 기다렸지만, 인내의 결말은 참담했다. 롯데 팬들은 한때 뜨겁게 응원했던 나균안의 퇴출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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