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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56㎞ 유망주, 왜 3억 받고 한국행 결심했을까…"강한 1선발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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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강한 1선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두산 베어스는 전반기 마지막 날이었던 4일 새로운 외국인 투수 영입을 발표했다. 두산은 26살 우완 조던 발라조빅과 총액 25만 달러(약 3억원)에 계약하면서 기존 에이스였던 라울 알칸타라를 웨이버 공시했다고 알렸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지난 4월 팔꿈치 염좌로 이탈하고, 부상 복귀 이후 뚜렷한 구위 저하가 눈에 보인 지난 5월부터 대체 외국인을 찾아 나섰다. 2개월 가까이 공을 들인 결실이 발라조빅이다.

발라조빅은 키 196cm, 체중 97kg의 신체 조건을 자랑한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에 5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지난 시즌을 마치고 DFA(양도지명) 조치된 이후 다시 미네소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 왔다. 특급 유망주로 볼 수는 없지만. 최고 시속 156㎞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지는 구위형 투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으나 발라조빅은 18경기에서 1승, 24⅓이닝, 평균자책점 4.44에 그치면서 빅리그 로스터에 잔류할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38경기(선발 83경기), 29승28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40이다.

발라조빅은 올해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팀인 세인트 폴 세인츠 소속으로 24경기(선발 1경기)에 등판해 35⅓이닝을 던지면서 5승4패, 3홀드,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부지런히 콜업 기회를 노렸으나 그럴 성적을 갖추지 못했고, 불펜이 아닌 선발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기도 했다. 발라조빅은 당장 메이저리그 콜업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한국행을 선택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발라조빅은 KBO 역수출 성공 사례들을 확인하고 본인도 그 뒤를 따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부상 전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선발까지 차지했던 메릴 켈리는 최고 성공 사례로 꼽힌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4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하며 119경기, 48승32패, 729⅔이닝,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했다.

이후로도 크리스 플렉센(두산→시애틀 매리너스 계약), 조쉬 린드블럼(두산→밀워키 브루어스 계약),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한국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냈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마이너리그 수준이었던 선수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서 돌아갈 수 있는 비결로는 꾸준한 선발 기회를 꼽는다. 한국에서는 외국인 투수에게 무조건 1, 2선발 자리를 보장하기에 꾸준한 기회 속에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발라조빅은 26살로 나이도 어린 만큼 한국 무대에서 도전을 과감히 선택했다.

발라조빅은 강속구와 함께 탈삼진 능력이 강점이다. 두산 관계자는 "속구와 변화구 모두 스트라이크존 투구율이 높다(65%). 9이닝당 삼진율이 12.5에 달할 만큼 구위가 빼어난 투수"라고 강조했다. 큰 키를 이용해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가 위력적이고, 직구 구속은 최고 156㎞, 평균 구속은 150㎞다. 스플리터와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는 투수이기도 하다.



 

▲ 두산 베어스 조던 발라조빅
▲ 두산 베어스 조던 발라조빅
 
 



발라조빅은 비자 발급 절차를 기다리면서 한국에 입국하고 이른 시일 안에 등판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고 있다. 언제 비자가 나올지 당장 확답할 수 없기에 추후 구체적인 입국 일정과 등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구단은 일단 발라조빅에게 선발 등판이 가능하도록 투구 수를 끌어 올려 두라는 숙제를 준 상태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올 시즌은 선발로 뛰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계속 선발로 뛴 경험도 있고 아주 젊은 선수다. 직구와 변화구, 워낙 좋은 커브를 던지는 투수라 하더라.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면 아주 큰 힘이 될 것 같고, 사실 지금 시기에 좋은 대우를 받고 오는 건 아니지만 본인이 선발로 뛰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오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라면 사실 우리와 함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빨리 팀에 합류해서 우리가 진짜 힘든 시기인데 빨리 적응을 해서 남은 기간 좋은 결과를 내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내가 듣기로는 지금 개인 훈련을 하면서 입국 날짜를 잡는다고 들었다. 지금 80개까지는 불펜 피칭을 했다고 한다. 한국에 올 때까지 불펜 피칭을 한번 더 한다면 선발로 뛸 수 있는 몸을 좀 만들라고 요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이적 시장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박라조빅은 올해 35⅓이닝,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하면서 다시 한번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이 수치는 발라조빅의 근본적인 경기력이 크게 향상된 것을 조명받지 못하게 한다. 그는 올해 삼진율 30.1%를 기록했는데, 삼진율 30%를 넘긴 건 최근 5년 사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두산은 발라조빅의 과거 불안했던 결과들을 분명 지켜봤을 것이다. 올해 트리플A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해외에서 성공으로 전환되길 바라고 있다. 발라조빅은 이제 성공을 꿈꾸며 한국으로 떠날 것이다. 그리고 미래 어느 시점에는 빅리그에 돌아올 수 있도록 충분히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 조던 발라조빅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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