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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여자 복서, 'XY염색체' 상대 선수 괴물로 묘사

드루와 0
성별 논란 칼리프 8강전 상대 허모리
"공정하지 않지만 끝까지 싸울 것"
 
 
헝가리 여자 복싱 국가대표 언너 루처 허모리./ 사진=AP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의 8강전 상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칼리프를 '뿔난 괴물'에 비유했습니다.

호주 신문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 외신은 3일(한국시간) 헝가리 여자 복싱 언너 루처 허모리가 SNS에 칼리프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적절하지 않은 이미지를 게재했다고 전했습니다.

허모리가 올린 게시물은 뿔이 달린 근육질의 괴물과 날씬한 여성이 복싱 경기장에서 글러브를 끼고 서로를 노려보는 그림입니다.

일부 팬과 언론은 허모리가 칼리프를 괴물에 빗댔다며 이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허모리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칼리프가 여자 종목에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 상황에 관해 계속 신경 쓸 순 없다. 상황을 바꾸진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난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가능하면 끝까지 싸워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허모리가 속한 헝가리복싱협회는 칼리프의 2024 파리 올림픽 정상 출전에 관해 항의했습니다. 헝가리올림픽위원회는 이 문제에 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별 논란을 겪는 알제리의 여자 복싱선수 이마네 칼리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성별 논란을 겪는 또 다른 여자복싱 선수인 린위팅(28·대만)의 다음 상대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불가리아의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는 "수많은 사람이 현재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여자 복싱에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불가리아 복싱협회는 "우리는 모든 대회, 특히 올림픽에선 모든 선수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한다"며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칼리프는 여자 66㎏급, 린위팅은 여자 57㎏급에서 뛰는 여자 복서로 두 선수는 '올림픽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두 선수는 작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습니다.

당시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두 선수의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다며 칼리프와 린위팅의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빼앗지 않았습니다.

칼리프는 비난 여론 속에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66㎏급 16강전에 출전했고,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를 상대로 46초 만에 기권승을 거뒀습니다.

카리니는 경기 직후 칼리프의 악수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다음 날 이 행동을 사과했습니다.


대만 여자 복싱선수 린위팅./ 사진=AP연합뉴스
 


린위팅은 3일 여자 57㎏급 시토라 투르디베코바(우크라이나)와 16강 경기에서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투르디베코바는 패배가 확정된 뒤 린위팅과 악수를 거부하고 링을 떠났습니다.

칼리프는 4일 새벽 0시 22분에 허모리와 8강전을 치릅니다.

린위팅은 4일 오후 6시 투르디베코바와 준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겨룹니다.

한편 칼리프와 린위팅을 겨냥한 비난과 조롱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IOC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칼리프, 린위팅의 출전 자격엔 문제가 없다며 "두 선수가 받는 학대 행위에 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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