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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서 욕이 나왔다고"…'벤클'에도 말 아꼈던 900승 명장, 왜 '페라자 충돌'은 먼저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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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김경문 감독은 6일 경기를 앞두고 5일 있었던 요나단 페라자와 KIA 김도영의 충돌 과정과 그 뒤의 신경전에 대해 설명했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취임 후 일주일도 안 돼 벌어진 벤치클리어링 때는 "잘 가르치겠다"는 수준에서 말을 아꼈던 한화 김경문 감독이 달라졌다. 요나단 페라자와 김도영의 충돌 상황에 대해서는 먼저 나서서 해명했다. 예의를 중요시하는 김경문 감독의 특성이면서, 또 소속 팀 선수가 공격받는 상황을 막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를 앞두고 페라자의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먼저 전날(5일) 있었던 KIA 김도영과의 충돌과 뒤따른 벤치 신경전에 대해 설명했다. 페라자가 고의성 없는 플레이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진 점을 사과했는데 과한 반응이 돌아왔다는 취지였다.

김경문 감독은 '페라자에게 그렇게 들었다'는 전제로 얘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아쉬운 점은, 페라자도 놀라서 쓰러진 선수에게 사과하고 있는 장면에서 내가 듣기로는 벤치에서 욕이 나왔다고 한다. 그 뒤에 페라자에게 왜 그렇게 흥분하느냐고 통역 통해 물어보니 벤치에서 욕이 나왔다는 거다"라며 KIA 측의 대응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 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와 충돌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 ⓒ 연합뉴스
▲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 ⓒ 한화 이글스
 
 



당시 중계 화면에는 KIA 손승락 수석코치가 페라자에게 다가가 뭔가 말하는 장면이 잡혔다. 정확한 발언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이때부터 페라자의 얼굴이 굳기 시작했다. 페라자 옆에 있던 한화 양승관 수석코치가 손승락 코치의 팔을 잡으며 말리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한화 김재걸 코치 역시 KIA 벤치에 불만을 드러내는 듯한 장면이 있었다. KIA 측에서도 페라자를 향한 선수단의 지적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김경문 감독은 또 "(페라자 말로는)자기는 그렇게 들어서 흥분했다고 한다. 나는 우리 팀 선수에게 진정하라고 하면서도, 반대로 우리가 저쪽 팀 선수 상대로 욕을 했다면(어땠겠나). 반대로 생각해야지. 자기 팀 선수도 귀하지만 상대 팀을 안 볼 사이도 아니지 않나. 시즌 끝났다고 해서 내년에 안 볼 사이도 아닌데. 아무튼 선수는 욕을 들었다고 한다. 페라자가 흥분한 점에 대해서는 경기 마치고 잘 얘기했고, 아마 수석코치끼리는 통화를 한 것 같다. 이쯤에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김경문 감독 ⓒ곽혜미 기자
 
 



지난 6월 벌어진 kt 위즈와 벤치클리어링 때와는 다른 반응이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박상원의 세리머니가 kt 선수단을 자극했다고 보고 "야구는 하면서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 한다"라면서 "오늘 경기 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내가 더 가르치도록 하겠다"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

그런데 이번 페라자와 KIA의 신경전에 대해서는 (선수에게 들은 얘기라는 전제로)전후사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벤치클리어링 때와 달리 이번 일은 김경문 감독으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페라자가 고의로 김도영을 들이박았다면 모를까,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페라자 또한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와중에 상대 벤치에서 욕설이 날아왔다면 감독 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페라자를 감싸는 것이 곧 한화 선수단에게 보내는 메시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그러면서도"1위는 1위대로 빨리 결정하고 싶은 상황이고, 밑에 있는 팀은 또 팀대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이럴 때 상대 팀이라도 주전 선수가 다치는 일은 서로 가슴 아픈 일이다. 김도영 선수는 전국구로 팬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스타인데, 그렇게 다쳐서 나도 놀랐다"는 말로 KIA의 사정, 그리고 김도영을 존중하는 뜻은 확실히 전했다.

페라자의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페라자보다는 김도영이 어떨지…"라며 걱정스러워했다. 김도영은 6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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