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불미스러운 사건은 있었으나, 능력은 확실하다.
휴스턴 로켓츠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시카고 불스와의 경기에서 143-107로 대승했다. 이 승리로 휴스턴은 5연승에 성공하며 서부 컨퍼런스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최근 휴스턴의 경기력이 놀랍다. 휴스턴은 5연승을 달리고 있고, 이 기간 동안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5연승 중 3경기가 두 자릿수 이상 점수 차이의 승리였고, 2경기는 20점 차이 이상의 대승이었다.
재밌는 점은 휴스턴은 이번 오프시즌에 별다른 변화가 없던 팀이었다는 것이다. 휴스턴은 2024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리드 셰퍼드를 지명한 것이 유일한 전력 보강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 셰퍼드도 2024-2025시즌 평균 3.9점 1.6어시스트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전력에 큰 도움은 안 되는 셈이다.
셰퍼드를 제외하면 휴스턴의 출전 선수는 모두 지난 시즌부터 있던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휴스턴의 경기력이 180도 달라진 이유는 뭘까.
일단 휴스턴의 지난 시즌 이적시장을 살펴봐야 한다. 휴스턴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FA로 프레드 밴블릿과 딜런 브룩스, 제프 그린 등 수비에 능한 베테랑을 다수 영입했다.
가장 큰 변화는 선수 영입이 아닌 감독 교체였다. 휴스턴은 새로운 감독으로 이메 우도카를 선임했다. NBA 선수 출신의 우도카는 줄곧 어시스트 코치를 맡다가 2020-2021시즌 보스턴 셀틱스의 감독직을 맡았다. 우도카는 코치 시절부터 수비 전술로 명성이 높았던 인물이다. 코치들 사이에서 차기 감독 1순위라는 얘기가 나왔던 사람이다.
보스턴이라는 강팀을 맡은 우도카는 곧바로 자신의 역량을 증명했다.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을 활용한 '올-스위치' 수비로 NBA를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스턴은 NBA 파이널 무대까지 진출했고,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우도카 감독은 1년 만에 명장으로 떠올랐다.
만족스러웠던 시즌이 끝나고 대형 사건이 터진다. 바로 우도카 감독과 보스턴 여자 직원과의 불미스러운 관계였다. 우도카 감독은 보스턴의 여자 직원과 불륜과 거친 언행 등 좋지 않은 행동을 했다. 이에 보스턴은 우도카 감독에게 1년 정직 징계를 내렸고, 우도카도 이를 수용하며 사건이 마무리됐다.
결국 보스턴의 감독에서 물러난 우도카는 NBA 감독 커리어가 끝장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NBA 업계에서 능력이 있는 인물은 일자리를 찾기 마련이다. 우도카는 곧바로 브루클린 네츠, 휴스턴 등 공석인 감독 자리와 연결됐고, 휴스턴의 제안을 승낙한다.
휴스턴은 새로 선임한 우도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앞서 언급한 밴블릿과 브룩스, 그린의 영입이 그것이었다. 우도카도 곧바로 휴스턴의 농구에 자신의 팀컬러를 입히지는 못했다. 휴스턴은 지난 몇 년간 줄곧 최하위를 전전했던 팀이었다.
2023-2024시즌 휴스턴은 평균 실점 113.2점으로 전체 14위, 수비 레이팅 113.4로 전체 9위를 기록했다. 물론 지난 몇 년의 시즌보다 훨씬 나아졌으나,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무리인 성적이었다. 우도카 농구의 밑바탕은 무조건 수비다. 수비를 중심으로 승리를 쌓는 농구를 펼친다.
그리고 우도카 감독의 두번째 시즌은 2024-2025시즌, 마침내 우도카 감독의 농구가 나오고 있다. 휴스턴은 경기당 평균 106.1점 실점하며 NBA 전체 3위에 위치했다. 수비 레이팅도 105.4로 전체 3위다. NBA 정상급 수비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휴스턴의 평균 득점은 114.6점으로 전체 12위, 공격 레이팅도 114.1로 전체 11위다. 휴스턴의 성적은 철저히 수비로 인해 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즉, 휴스턴은 두번째 시즌 만에 우도카 감독이 원하는 농구 스타일을 찾았다. 물론 우도카 감독의 수비 전술도 훌륭하지만, 밴블릿과 브룩스라는 베테랑과 자바리 스미스 주니어, 타리 이슨, 아멘 탐슨 등 수비에 강점이 있는 유망주들의 영향도 크다.
우도카 감독과 휴스턴 선수들은 서로를 잘 만난 것이다. 휴스턴의 마지막 플레이오프는 무려 제임스 하든이 있던 2019-2020시즌이다. 과연 명장 우도카 감독이 휴스턴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진출시킬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
이규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