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대행 거쳐 레스터 사령탑 부임 후 1승 1무
제이미 바디, 감독 교체 후 2경기 연속 골 폭발
레스터 시티는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 부임 후 1승 1무를 기록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대행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뤼트 판니스텔로이(48)가 정식 사령탑으로 부임한 레스터 시티에서도 순항을 이어갔다. 레전드 스트라이커 출신 감독을 만난 베테랑 공격수 제이미 바디(37)도 잃어버린 골 맛을 되찾으며 부활했다.
레스터는 8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2024-25 EPL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막판 두 골을 몰아쳐 2-2로 비겼다.
극적인 무승부였다. 0-2로 밀리던 레스터는 후반 41분 바디의 만회 골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5분 뒤 바비 데 코르도바 리드가 바디의 패스를 받아 동점 골을 넣었다.
귀중한 승점 1을 챙긴 레스터는 3승 5무 7패(승점 14)를 기록,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 타운(승점 9)과 격차를 승점 5로 벌렸다.
이로써 레스터는 판니스텔로이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스티브 쿠퍼 전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한 뒤 치른 두 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뒀다. 판니스텔로이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4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는 3-1로 완승하더니 만만치 않은 브라이턴을 상대로도 귀중한 승점 1을 챙겼다.
감독 교체 직전까지 3연패를 당하며 강등 위기에 처했던 레스터의 반등이다.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다시 한번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앞서 10월 말 에릭 텐하흐 감독의 해임으로 맨유를 임시로 지휘했던 그는 팀을 확 바꿔 놓았다. 후벵 아모림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EPL 2경기와 리그컵 1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경기 등 총 4경기를 맡아 3승 1무(11득점 3실점)를 기록했다.
맨유에서의 성과로 큰 주목받은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맨유를 떠난 지 한 달도 안 돼 레스터와 2년 6개월 계약을 체결, 정식 감독으로 다시 EPL 무대에 섰다. 그리고 강등 후보 팀에서 두 경기 연속 승점을 따냈다.
레스터 시티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 부임 후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 로이터=뉴스1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브라이턴전을 마친 뒤 "0-2로 밀리다 2-2를 만든 것은 매우 훌륭했다. 후반전에는 매우 즐겁게 경기를 지켜봤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감독 교체 후 레스터 선수단이 각성했는데, 그중에서도 주장이자 간판 공격수 바디의 득점력이 살아난 것이 흥미롭다.
2015-16시즌 레스터의 동화 같은 우승을 이끈 바디는 여전히 레스터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이번 시즌 초반 9경기에서 4골을 넣은 뒤 3경기 연속 침묵하던 바디는 웨스트햄전에서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려 판니스텔로이호의 1호 골 주인공이 됐다. 이어 브라이턴전에서는 1골 1도움을 올리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바디는 EPL 통산 142호로 역대 득점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득점 순위에서도 공동 10위로 톱10에 진입했다.
이에 BBC는 "판니스텔로이 감독이 부임한 뒤 바디의 기세가 되살아났다"며 "다음 달에 38번째 생일을 맞는 바디의 기량이 퇴보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극찬했다.
순항하는 레스터는 곧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15일 뉴캐슬과 원정 경기를 펼친 뒤 울버햄튼,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를 차례로 상대한다. 이 고비를 잘 넘겨야 잔류에 대한 희망을 키울 수 있는데, 레스터는 '킬러 본능'을 되찾고 있는 바디의 한 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레스터 시티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 AFP=뉴스1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바디가 없었다면 무승부는 불가능했다"며 "우리는 공격수 포지션에서 차이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리에 바디를 둔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수라면 골 욕심을 낼 수 있지만 그는 (더 완벽한 찬스를 잡을 수 있던) 동료에게 연결했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패스한다는 건 매우 훌륭했다. 침착함과 평정심은 단연 최고"라며 "바디를 보유하고 있어 행복하다"고 웃었다.
이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