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콜. 서형권 기자
2000년대 첼시에서 활약하며 황금기를 함께한 조 콜이 손흥민과 박지성을 칭찬했다.
지난 7일 조 콜은 서울 영등포구의 더에프 필드에서 유소년 축구 클리닉 및 성인 축구 클리닉에 코치로 함께했다. 이번 행사는 첼시 스폰서이자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BingX'가 첼시와 주최했다.
조 콜(가운데). 서형권 기자
이날 조 콜은 유소년 축구 클리닉에 참가해 어린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훈련 자체는 첼시 유소년을 가르치는 코치들이 주로 진행했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 선수가 함께한다는 그 자체로 큰 동기부여가 됐다. 조 콜은 유소년 선수들과 기본기 훈련을 함께했고, 클리닉 막바지에는 조 콜이 드리블을 하고 유소년 선수 10명이 그를 막는 특별한 이벤트도 열었다.
클리닉을 마친 조 콜을 '풋볼리스트'가 만났다. 조 콜은 한국에 온 소감에 대해 "매우 좋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어느 곳을 가든 그곳 사람들이 첼시를 정말 사랑하는 게 느껴져서 매번 놀라곤 한다"라며 "나는 세계 몇몇 곳에서 이러한 클리닉에 참여해왔다. 환상적인 경험이다. 훌륭한 코치진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선수들에게 좋은 훈련을 제공한다. 사랑스러운 유소년 선수들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이곳을 떠났다. 바라건대 여기서 무언가 배워갔으면 좋겠고, 가장 중요한 건 어린이들이 여기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도 남겼다. 조 콜은 "언제나 웃으며 경기를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가 축구를 하는 이유는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잔부상이 많았던 선수로서 "부상은 달갑지 않지만 축구의 일부분이다. 빠른 회복과 부상 예방을 위해 올바르게 생활하는 게 중요하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라고도 조언했다.
조 콜. 서형권 기자
현재 첼시 성적과 선수들에게도 큰 만족감을 표했다. 조 콜은 2000년대 첼시 황금기를 함께했다는 점에서 구단 전설로 불릴 자격이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 밑에서 윙어로 전향해 전성기를 맞았고, 2004-2005시즌과 2005-2006시즌 첼시의 리그 우승에 기여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정상급으로 발돋움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참가해 그 유명한 '독수리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조 콜은 관련해 "(7일 기준) 첼시는 리버풀과 7점 차인데 박싱데이가 끝나고 리버풀과 4점 차 정도로 가까워질 수 있다면 리그 우승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지금은 우승이 리버풀의 손에 달려 있지만 첼시는 준비돼있다. 하던 대로 하면서 성적을 향상시킨다면 1월 즈음 리버풀과 격차를 좁히고 엄청난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첼시의 우승을 고대했다.
콜 파머(첼시). 게티이미지코리아
특히 콜 파머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조 콜은 "파머와 함께 뛰었으면 좋았겠다 생각한다. 파머는 팀의 일원으로서 경기를 매우 쉬워보이게 만든다. 언제나 공을 소유할 수 있고, 득점을 만드는 능력도 빼어나다. 무엇보다도 파머는 공을 용감하게 다룰 수 있다. 그래서 공을 전진시키고 마법과 같은 순간을 만들어낼 줄 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현역 시절 같이 뛰었던 선수 중 가장 훌륭했던 선수는 누구일까. 조 콜은 에덴 아자르를 꼽았다. 조 콜과 아자르는 첼시에서 같이 뛴 적은 없지만, 2011-2012시즌 프랑스 리그앙의 릴에서 한 시즌을 같이 보낸 바 있다. 아자르가 여러 빅클럽의 구애를 받을 때 첼시행을 추천한 인물도 조 콜이다.
조 콜은 "많은 뛰어난 선수들과 뛰어봤지만 난 항상 아자르를 최고로 꼽는다. 아자르는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위대한 재능"이라며 "아자르가 첼시에 간다고 했을 때는 너무 행복했다. 아자르와 첼시가 천생연분이란 걸 알랐다. 다들 알다시피 아자르는 첼시에 황금기를 선사했고,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라며 웃었다.
에덴 아자르(왼쪽, 당시 첼시). 게티이미지코리아
PL에서 활약하거나 활약했던 한국 선수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축구팬이라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대로 손흥민과 박지성이 언급됐다. 손흥민은 토트넘홋스퍼 최초의 아시아인 주장이자 현재 PL 최상급 윙어로 평가받는다. 박지성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마지막 전성기를 함께했고, 첼시 등 빅클럽과 경기에 강해 조 콜의 인상에 깊게 남았다.
조 콜은 "인상깊은 한국 선수로는 역시 손흥민을 뽑을 수밖에 없다. 손흥민과 함께 뛴 수많은 PL 선수들은 그가 얼마나 신사적인지 이야기하곤 한다"라며 "박지성은 내가 뛰던 당대 PL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상대하기 정말 까다로웠다. 상대를 어렵게 만들 줄 아는 선수였다. 손흥민과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의 위대한 이름들"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왼쪽, 토트넘홋스퍼), 박지성(당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조 콜은 2019-2020시즌 첼시에서 유소년 코치를 한 이후 지도자 경력을 이어가지 않고 있다. 현재는 영국 'TNT스포츠'의 패널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유소년 클리닉을 즐기는 조 콜의 모습에서 여전히 코치로 활동하고 싶어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조 콜도 여전히 지도자에 대한 생각이 있다. "언젠가 프로 무대에 지도자로 서고 싶다. 잉글랜드에서 코치를 하는 것도 좋지만 해외로 나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라며 "언젠가 첼시로 돌아가는 놀라운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 정말 영광스러울 거다. 아직 멀고 먼 이야기지만 항상 첼시에 지도자로 서는 걸 꿈꾼다"라며 코치로 성공해 첼시로 돌아오겠다는 의욕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 콜은 한국 첼시 팬들에게 "오랫동안 첼시를 응원해줘서 감사하다. 지구 반대편에서 첼시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놀랍다. 한국의 첼시 팬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김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