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목전에 둔 LG 트윈스 박동원(34)이 13년간 이어져 온 포수 '양·강 천하'에 마침표 찍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KBO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만이 영광을 안게 되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2월 13일 오후 5시 10분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다"고 알렸다.
지난달 KBO가 확정한 골든글러브 후보는 총 81명. 포수 포지션에서는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LG 박동원, KT 위즈 장성우, SSG 랜더스 이지영, 한화 이글스 최재훈, NC 다이노스 김형준, 키움 히어로즈 김재현이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KBO리그의 포수 골든글러브는 강민호와 양의지가 나눠 가졌다. 강민호가 5번(2011, 2012, 2013, 2017, 2021년), 양의지가 8번(2014, 2015, 2016, 2018, 2019, 2020, 2022, 2023년)을 수상했다. 양의지의 8회 수상은 역대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 기록이다.
그만큼 포수 골든글러브의 단솔 손님이었던 양의지가 이번 후보 명단엔 포함되지 않았다. 포수와 야수 골든글러브 후보에 선정되려면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팀 경기 수 X 5이닝) 이상을 수비로 나서야 하는데, 양의지는 올해 608⅓이닝만 수비에 나서 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다.
양의지가 경쟁에 나서지 못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두 거물 포수에 가려 골든글러브를 멀리서 지켜봐야 했던 박동원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박동원은 올해 130경기 타율 0.272(434타수 118안타) 20홈런 80타점 OPS 0.810으로 이번 시즌 포수 중 유일하게 20홈런을 달성했다. 포수로 124경기에 나서 944⅔이닝(리그 1위)을 소화하며 실책 4개, 도루저지율 25.2%를 기록했고, 지난 프리미어12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해 조별예선 4경기 동안 타율 0.375(16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지난달 25일 2024 KBO 수비상 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동원에겐 넘어야 할 벽이 하나 남아있다. 바로 어느덧 개인 통산 7번째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바라보는 강민호다. 그는 올해 136경기 타율 0.303(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OPS 0.861로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수비에서는 포수로 120경기에 출장하여 803이닝을 소화했으며 실책 2개, 도루저지율 24.2%를 기록했다. 공수에서 후배들을 이끌며 삼성의 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 중 유일하게 3할 타율을 달성한 포수이기도 하다.
타격 성적으로만 보면 강민호가 골든글러브 경쟁에서 소폭 앞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동원이 올해 국가대표 포수로 활약했다는 점, KBO STATS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3.30으로 강민호(3.14)보다 근소 우위에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박동원이 올해 황금장갑을 낀다면 본인의 첫 골든글러브이자 2010년 조인성에 이어 14년 만에 LG에서 골든글러브 포수가 나온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둔 박동원이 가장 큰 벽인 강민호를 넘어서 십수년간 이어져 온 '강·양 천하'를 끝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OSEN
김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