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과거 손흥민(32·토트넘)과 한솥밥을 먹었던 ‘몰락한 천재’ 델레 알리(28·무소속)가 세스크 파브레가스(37·스페인) 코모 감독의 도움을 받아 사실상 재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알리는 코모에서 훈련하면서 체력 테스트 등을 통과한다면 정식으로 계약을 맺을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16일(한국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리는 오는 26일부터 코모와 함께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파브레가스 감독과 함께 훈련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알리는 자신의 체력을 증명하고 팀에 합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보장된 것은 아니다. 그의 성과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알리는 같은 날 이탈리아 코모의 스타디오 주세페 시니갈리아에서 펼쳐진 2024~2025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16라운드 코모와 AS로마의 맞대결을 관중석에서 직접 지켜봤다. 알리가 관중석에서 포착되자 파브레가스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들의 질문에 “알리는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우리와 함께 훈련할 것”이라며 직접 밝혔다.
만약 알리가 코모와 훈련을 진행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또 체력 테스트 등을 통과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 코모와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면 지난 5월에 에버턴과 계약이 만료되면서 자유의 몸이 된 이후 약 7개월여 만에 새 팀을 찾게 된다. 아울러 커리어 처음으로 세리에A에서 뛰게 된다.
알리는 ‘천재’로 주목받았던 재능이었다. 겨우 16살이던 2012년 MK돈스에서 프로에 데뷔해 두각을 나타내던 그는 지난 2015년 토트넘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토트넘에서 기량이 만개해 핵심으로 활약하며 자리 잡았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입성 첫 시즌 10골, 그다음 시즌엔 18골을 터뜨렸다.
특히 지금은 해체됐지만, 알리는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32·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해리 케인(31·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데스크(DESK) 라인’의 한 축을 맡으면서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최고의 재능으로 꼽힌 그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과 올해의 영플레이어에 2년 연속 선정됐고,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도 발탁돼 A매치 데뷔전을 치르더니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알리는 그러나 너무도 일찍 커리어가 꺾였다. 잦은 부상에 부진한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폼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설상가상 불성실한 태도 논란까지 불거졌다. 결국 토트넘에서 입지가 줄어든 그는 ‘방출 대상’으로 분류됐고, 에버턴으로 떠났다. 하지만 에버턴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베식타시 임대 등으로 반전을 꾀했으나 재기에 실패한 채 결국 지난 5월 무적 신분이 됐고, 아직도 새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알리는 한 인터뷰를 통해 “지난 8개월 동안은 축구를 보는 것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일 밤 11시에 스마트폰에 2026 북중미 월드컵이라는 알림이 나오도록 설정해놨다. 그게 내 목표”라며 “사람들은 제가 1년 동안 경기를 뛰지 않았다고 하지만,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다시 재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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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