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V리그에도 1989년생, 2001년생 많은 ‘뱀띠 스타’들이 코트를 누비고 있다. 현 시점 가장 핫한 뱀띠 스타를 꼽자면 단연 현대건설의 미들 블로커 ‘다띠’ 이다현이다. 올 시즌 한정 2001년생 드래프트 동기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이는 것은 물론 팀내 선배이자 1989년생 ‘뱀띠’ 띠 동갑 언니인 현역 최고의 미들 블로커 양효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그만큼 이다현의 2024~2025시즌 전반기에 보여준 임팩트는 강렬했다.
이다현은 중앙여고 졸업반 시절인 2019~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았다. 2년차까지만 해도 그저 양효진의 미들 블로커 파트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성적을 냈다. 신인 때 세트 당 블로킹 0.324개, 2년차 때 0.388개로 블로킹 10위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3년차 들어 이다현의 기량은 급성장했다. 신인, 2년차 때까지 낸 총 득점이 178점이었는데, 3년차 시즌에만 246점을 냈다. 그리고 블로킹도 세트당 0.735개를 잡아내며 두 배 가량 늘었다. 블로킹 부문 2위였는데, 1위는 다름 아닌 양효진(세트당 0.744개)이었다.
3년차에 리그 정상급 미들 블로커로 올라섰고, 4,5년차 시즌에도 맹활약했지만, 양효진의 존재감을 넘어서긴 힘들었다. 양효진은 전위 세 자리만 소화하는 미들 블로커임에도 자신만의 시그니처 무브인 ‘오픈성 개인 시간차’, ‘개인 시간차성의 오픈’으로 넘사벽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아쉽게도 이다현의 5년차 시즌까지는 전위에 양효진이 있느냐, 이다현이 있느냐에 따라 득점력의 차이가 컸다. 블로킹에서도 4년차(양효진 0.736개-4위, 이다현 0.590개-8위), 5년차(양효진 0.773개-2위, 이다현 0.571개-6위)에도 양효진의 우위였다.
6년차 시즌인 2024~2025시즌. 이제는 이다현의 존재감은 양효진에 필적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특히, 미들 블로커의 제1 덕목인 블로킹에서 성장세가 눈부시다. 지난 11월16일 정관장전에서 무려 11개의 블로킹을 솎아내는 등 전반기에 세트당 0.929개를 잡아내며 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양효진은 0.714개로 5위다.
공격에서도 위력이 강해졌다. 속공 부문에서 52.21%의 성공률로 양효진(50.30%)을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속공 성공 개수도 71개로 양효진(85개)에 이어 2위다. 양효진이 구사하지 못하는 이동공격에서도 62.07%의 압도적인 성공률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그렇다고 해서 양효진이 부진하냐? 그것도 아니다. 양효진은 미들 블로커임에도 무려 76개의 오픈 공겨을 성공시켰다. 성공률도 46.06%다. 팀내 오픈공격 점유율이 20%가 넘지 못해 리그 순위표에는 못 오르지만, 조금 더 점유율이 늘어 20%를 채우면 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격 방법 중 성공률이 가장 떨어지는 오픈 공격은 메가가 40.97%로 1위에 올라있다. 이러한 오픈공격의 위력을 앞세워 양효진은 득점 부문 11위(230점)에 올라있다. 미들 블로커만 따지면 당연히 전체 1위다. 180점의 이다현은 장위(186점)에 이어 3위다.
양효진과 이다현이 지키는 현대건설의 미들 블로커진은 당연히 7개 구단 통틀어 최고다. 과거엔 양효진이 전위에 있을 때와 이다현이 전위에 있을 때 위력이 다소 차이가 났지만, 이제는 양효진이 있건, 이다현잉 있건 득점력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V리그 여자부 역사상 NO.1 미들 블로커 양효진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한 이다현.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게다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해외 진출을 노리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V리그에서 뛰기로 하면서 연봉계약이 늦어졌다. 올해 연봉은 단돈 9000만원에 불과하다. FA B등급으로 타팀으로 이적할 경우 보상 선수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다현이 올 시즌을 마치고 해외 진출을 하지 않고, V리그에서 뛰기로 한다면 몸값은 그야말로 폭등할 것으로 보인다. 미들 블로커 역사상 최고연봉도 가능해보인다.
이다현이 2025년 뱀띠 해를 맞아 전반기의 기세를 후반기에 이어갈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현대건설의 챔프전 2연패는 한발 더 가까워진다. 아울러 시즌 끝난 뒤에는 ‘대박’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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