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축구회관 기자회견...축구협회 불공정 선거 운영 '비판'
"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축구인들과 약속 끝까지 지킬 것"
허정무 전 프로축구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해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장윤석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와 선거운영위원회가 예상을 뛰어넘는 불공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 축구인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무 후보는 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협회와 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운영위원의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고 비밀에 부친 채 심각하게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선거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오는 8일 진행될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운영을 강하게 비탄했다.
허 후보는 △운영위원 명단조차 비밀에 부친 불투명의 극치 △참관인 없이 진행된 불투명한 선거인단 추첨 △규정을 위반한 선거인단 구성 및 선수, 감독 의도적 배제 의심(사후 개인정보 요구로 선수, 감독 선거인단 무더기 제외) △선수, 감독들의 정당한 선거권 행사를 위한 대책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자투표 및 개표'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허정무 전 프로축구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해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장윤석 기자
허 후보는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1월초에 해외 전지훈련으로 투표가 불가능한 프로무대 1, 2부 선수와 감독 등을 위한 온라인투표 등 대책을 마련하라는 후보자의 요구에는 지난 2일 밤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허 후보 측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관리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허 후보는 "현재 진행되는 선거운영의 불공정과 불투명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선거판에서 뛰쳐나가고 싶지만,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이루겠다는 약속을 저버리는 것,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출마선언의 초심을 버리는 것이 아닌지 수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허 후보는 정몽규 후보, 신문선 후보와의 공개 토론에 대해 "공개 토론을 하고 싶고, 제의를 계속해 왔다. 축구협회에도 질의를 했지만 답이 없다. 나는 하루빨리 공개 토론을 열고 싶다. 어떤 사안이라도 논의하고 싶다. 국민들과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토론하고 싶다. 이 자리에서 제안하고 싶다. 당장이라도 공개 토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지난해 11월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투명,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 및 선임 시스템 마련 공정, 시스템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 육성, 축구꿈나무 육성과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 균형, 지역협회의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 동행, Open KFA with All 등 공약을 다시 한번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2024년 11월 25일 출마선언 이후 공식적으로 갖는 허 후보의 두 번째 기자회견이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기호 1번 정몽규(62) 현 회장, 기호 2번 신문선(66)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 기호 3번 허정무(69)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의 '삼파전'으로 1월 8일 200여명의 선거인단 투표에 의해 치러진다.
새 축구협회장을 뽑는 선거인단은 시도협회 대표, 전국 연맹, K리그1 12팀 대표 등으로 이뤄진 대의원을 비롯해 고등 및 대학 선수, K3·K4 및 WK리그 선수, K리그1·2 선수, 축구 동호인 선수, 아마추어 및 프로팀 지도자, 심판 등 약 200명으로 구성돼 있다.
◆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후보 기자회견문(전문)
대한민국 축구 미래를 위해 뛰겠습니다.
축구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
연초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주신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오늘 추운 날씨에도 축구 발전을 위해 땀 흘리는 축구인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저는 지난 2024년 11월 25일
우리 대한민국 축구가 벼랑 끝에 몰렸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워
우리 축구를 위기에서 구하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고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출마선언에서 저는
앞으로 다가올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 100년을 위해
축구인들이 단합하여,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약속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길이 가시밭길이고, 거대한 장벽이 막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앞장서겠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인 것을 알고 시작하였지만
협회와 선거운영위원회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불공정과 불투명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실질적으로 정몽규 후보 체제에서 임명된 선거운영위원회
- 위원장 포함 8인 위원의 이름조차 밝히지 못하는 불투명의 극치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구성되어야 할 선거운영위원회는
그 구성원 이름조차 공개하지 않고 현재까지도 비밀에 부쳐져 있습니다.
무엇이 두렵고 창피하여 위원의 이름조차 공개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규정에 위원은 협회와 관계가 없는 외부위원이 전체의 2/3 이상이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공개되지 않으니 과연 이 규정에 맞게 위원구성이 되었는지 조차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자신의 이름조차 공개하지 못하는 위원들에게
무슨 공정과 투명을 기대하겠습니까?
▣ 객관적 참관인 없이 운영위원들만의 비공개로 진행된 선거인단 추첨
- 추첨 전산시스템도 협회 자체 전산 담당자가 프로그래밍
불투명한 선거관리는 선거인명부 작성을 위한 추첨에서 명백히 자행됩니다.
규정에 선거인명부 작성은 ‘선거일을 공고한 3일 이내’에 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협회는 12월 18일 퇴근시간이 지난 오후 6시 50분에
홈페이지 한쪽 구석에 슬그머니 선거일을 공고하였습니다.
그러고 일정에 대한 공고도 없이
다음날인 전격적으로 제3자 참관없이 추첨을 하였습니다.
이마저도 12월 20일 후보자 측에서 문의하기 전까지 비밀로 하고 있었습니다.
협회 자체 전산담당자가 프로그래밍한 시스템으로
제3자 참관인도 없이 진행된 추첨을 과연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 "개인정보 제공"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보다 10%이상 부족한 선거인단 구성
- 선거인단 중 특정 직군(선수, 감독)을 배제하려는 의도적인 행위로 의심
- 명백한 규정 위반이며, 선거 자체의 효력에까지 영향을 줄 중대사안
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선거인단 추첨 과정의 불공정, 불투명을 넘어
규정을 위반하여 의도적으로 일부 선거인단을 배제하는 불공정을 저질렀다.
규정에 선거인단은 194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2월 28일 공개된 선거인단명부는 173명으로
규정보다 10%가 넘는 21명이 부족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외된 21명 중 선수 17명, 감독 1명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선거운영위에서는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을 제외한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시도협회, 연맹 등의 임원들에 대해서는
11월 29일 협회 공문을 통해 이미 오래전에 정보제공 동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선수, 감독, 동호인과 심판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선거인단 추첨을 먼저 해 놓고,
사후에 동의서 미제출을 사유로 선거인단에서 배제한 것입니다.
이는 명백히 규정을 위반한 것입니다.
이렇게 선수와 감독을 줄여 선거인명부를 구성한 것은, 특정인을 위해
일부 직군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이는 규정위반을 넘어 선거 효력에까지 영향을 줄 중대한 사안입니다.
▣ 프로 1, 2부 선수, 감독들의 정당한 투표권 행사 요구도 거부
- 선수, 감독, 동호인들의 정당한 투표권 행사를 위한 온라인투표 도입해야
- 아마추어 선수 및 감독들도 훈련과 생업을 포기하고 투표하기 어려워
후보자는 해외전지훈련 중인 프로구단 선수, 감독과
현장에서 땀흘리는 아마추어팀의 지도자나 선수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수차례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협회와 위원회는 FIFA를 핑계로 삼거나, 사례나 규정에 없다는 등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이들의 정당한 선거권 행사를 보장할 온라인투표를 어제 저녁 거부했습니다.
전체 축구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이러한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관리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당선되는 후보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 문체부, 축구협회가 감사결과에 대해 제기한 재심의를 전부 기각
- 문체부에서 정몽규 후보에 대한 중징계 요구와 보조금 환수 전망
- 미이행시 국고보조금 중단 사태까지 막대한 손실 예상
문체부는 지난 12월 30일 축구협회가 감사결과에 대해 제기한 재심의 신청을 전부 기각했습니다. 재심의 신청이 전부 기각되면서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로 협회는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되었습니다.
보조금 환수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조금의 5배에 해당하는 제재부과금과 추가로 국고보조금 교부가 최고 5년까지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5년간 중단될 금액이 약 2,000억원에 이른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보조금 환수, 5배의 제재부과금 그리고 5년간 보조금 중단을 합하면 2,500억원을 넘는 규모가 됩니다.
협회가 이런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인데, 이걸 누가 책임져야 하죠?
이 문제는 선거를 차치하고라도 책임규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한 밀알,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 가시밭길, 장벽이 막아도 포기하지 않고 앞장서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협회의 선거관리는 불공정과 불투명의 정도가
정상적인 선거라 할 수 없는 매우 심각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난 30일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당장 이런 불공정한 선거판에서 뛰어 나가면 저는 편하겠지만,
대한민축 축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저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초심을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루에도 수없이 고민이 됩니다.
또한 모 언론에서는 제가 선거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사법적 판단에만 의존해 회장에 되려는 것처럼 보도된 것도 봤습니다.
더 나아가 정 후보를 이길 방법이 없으니 비전과 공약으로 승부하지 않고
제가 마지막으로 던진 승부수로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선거를 치룰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불공정한 상황을 고심한 끝에
가처분 소를 제기한 제 의도가 잘못 전달된 것같아 매우 안타깝습니다.
또한 많은 지지자들께서 가처분을 성급히 신청하는 바람에 인용이 되지 않으면 협회에 정당성만 부여해 주는 것 아니냐 걱정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가처분 인용 여부로 불공정이냐 아니냐가 판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조언도 신중히 받아들이려 합니다.
저는 평생 스포츠인으로 살아오면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신중하게 고민하여
무엇이 축구발전을 위한 것인지 수일 내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현 상황을 설명드리다 보니 발표가 길어졌습니다.
시간 관계상 공약은 서면으로 대체하고
궁금하신 점들은 질의 응답 시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출마선언에서 드렸던 말씀을 다시한번 드리고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미래 100년을 위해 뛰겠습니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훌륭한 축구 꿈나무를 발굴하고 육성하여
대한민국 축구 위상을
월드컵 8강 이상, 글로벌 TOP10 안에 올리겠습니다.
선수, 감독, 행정가 그리고 경영인을 모두 경험한
저 허정무가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