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11일 흥국생명전 45.65%의 성공률로 24득점 기록한 니콜로바도로공사가 3라운드에 이어 또 한 번 선두 흥국생명의 덜미를 잡았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2,21-25,25-20,23-25,15-11)로 승리했다. 작년 12월24일 국내 선수들로 경기를 치른 흥국생명을 3-0으로 꺾었던 도로공사는 이날 새 외국인 선수 마르타 마테이코가 뛴 흥국생명을 또 한 번 잡아냈다(6승14패).
도로공사는 강소휘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9.55%의 점유율을 책임지며 38.46%의 성공률로 21득점을 기록했고 베테랑 미들블로커 배유나도 54.17%의 성공률로 15득점을 올렸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의 공격 점유율이 29.07%에 불과한 도로공사는 이날도 외국인 선수 메렐린 니콜로바의 점유율이 26.14%에 그쳤다. 하지만 니콜로바는 45.65%의 성공률로 24득점을 올리며 도로공사의 후반기 첫 승을 이끌었다.
존재감 작았던 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
▲ 니콜로바는 V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초의 2000년대생 외국인 선수다. |
ⓒ 한국배구연맹 |
도로공사에는 V리그에서 세 시즌 동안 활약하며 2012-2013 시즌 득점(875점)과 서브(세트당 0.57개) 부문 1위를 차지했던 니콜 포셋이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2011-2012 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도로공사에서 활약했다가 2017-2018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도로공사에 컴백한 이바나 네소비치는 도로공사의 첫 챔프전 우승을 이끌면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니콜과 이바나 이후 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는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도로공사는 2018-2019 시즌 부상으로 팀을 떠난 이바나의 대체 선수로 세네갈 출신의 파토우 듀크를 영입했다. 2017-2018 시즌 GS칼텍스 KIXX에서 활약했던 파튜는 22경기에서 454득점(9위)를 기록하며 도로공사를 두 시즌 연속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시즌이 끝난 후 파튜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2019-2020 시즌 테일러 쿡을 데려 왔다가 시즌을 망친 도로공사는 2020-2021 시즌 미국 출신의 켈시 페인을 지명했다. 도로공사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한 켈시는 2020-2021 시즌 득점 4위(756점),2021-2022 시즌에는 득점 2위(775점)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V리그에서 두 시즌을 뛰었던 켈시는 2022년 트라이아웃 신청을 하지 않고 튀르키예 리그로 진출했다.
2022-2023 시즌 활약이 미미했던 카타리나 요비치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캐서린 벨은 GS칼텍스와 흥국생명에서 활약한 적이 있는 '지한파 외국인 선수'였다. 따로 적응 기간이 필요 없었던 캣벨은 정규리그 18경기에서 376득점을 기록했고 흥국생명과의 챔프전에서 38.43%의 성공률로 112득점을 기록하면서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캣벨 역시 차기 시즌 V리그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지금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서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하며 배구 팬들에게 재평가 되고 있는 반야 부키리치 역시 도로공사 시절에는 크게 눈에 띄는 외국인 선수가 아니었다. 198cm의 좋은 신장을 가진 부키리치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해 득점 3위(935점)에 오르며 좋은 활약을 해줬다.하지만 도로공사는 시즌 종료 후 공격루트가 단조로웠던 부키리치와의 동행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강소휘-타나차와 '삼각편대'로 활약
▲ 니콜로바는 11일 흥국생명전에서 강소휘와 45득점을 합작하며 도로공사의 후반기 첫 승을 이끌었다. |
ⓒ 한국배구연맹 |
불가리아 출신 니콜로바는 2003년생으로 콜롬비아 국적의 발렌티나 가비리아와 함께 작년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 중 가장 어렸다. 게다가 신장도 183cm로 지난 시즌 리그 최단신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현대건설 힐스테이트)보다 1cm 작았다. 하지만 니콜로바는 젊은 나이에도 불가리아와 튀르키예,그리스 리그 등에서 활약했고 불가리아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했다.
UAE 두바이에서 열린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강한 서브와 날카로운 공격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니콜로바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도로공사에 지명됐다. 지난 시즌 가장 신장이 큰 부키리치를 지명했던 김종민 감독이 이번엔 가장 신장이 작은 니콜로바를 선택한 것이다. 니콜로바는 작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한국전에서 30득점을 기록하며 도로공사 팬들을 설레게 했다.
니콜로바는 V리그 데뷔전이었던 작년 컵대회 GS칼텍스와의 첫 경기에서 31득점과 함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더욱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개막한 후에는 단점으로 지적 받은 작은 신장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기대만큼 좋은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 도로공사의 주전 세터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고 김다은과 이윤정이 번갈아 가면서 출전했던 것도 니콜로바의 적응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 8일 현대건설과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40.48%의 성공률로 19득점을 기록했던 니콜로바는 11일 흥국생명전에서 팀 내 최다득점(24점)을 올리며 도로공사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비록 공격 점유율은 강소휘보다 적은 26.14%에 불과했지만 45.65%의 효율적인 성공률을 기록했다. 또한 강력한 서브를 통해 3개의 서브득점을 곁들였고 17개의 디그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크게 기여했다.
도로공사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전반기 '양강'으로 군림했던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을 차례로 만나 연속으로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1승1패를 기록했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무기력했던 전반기의 부진을 떨치고 특유의 끈질긴 플레이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리고 달라진 도로공사의 중심에는 4라운드 2경기에서 43.18%의 성공률로 43득점을 기록한 만21세의 젊은 거포 니콜로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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