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최고 시속 165km를 던지는 일본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4)의 메이저리그 행선지가 결정됐다. 사사키의 꿈은 이뤄졌지만 원소속구단 지바 롯데 마린스는 우리 돈으로 약 23억7000만원의 포스팅비를 받는 데 그쳤다. 선수급에 비해 너무 작은 이적료다.
사사키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 합의를 알렸다. ‘디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사사키의 계약금은 650만 달러. 25살, 프로 6년차 미만인 사사키는 국제 아마추어 선수 신분으로 분류됐고, 다저스는 큰돈을 들이지 않고 일본 괴물 투수를 앞으로 6년간 서비스 타임으로 쓰게 됐다.
2018년 11월부터 적용된 미국과 일본의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포스팅시 일본인 선수를 영입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원소속구단에 보장 총액 기준 2500만 달러 미만시 계약 규모의 20%를, 25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 미만시 계약 규모의 17.5%를, 5000만 달러 이상시 계약 규모의 15%를 이적료를 줘야 한다. 마이너리그 계약시에는 계약 규모의 25%를 지불해야 한다.
사사키는 25세 미만, 해외 프로리그 6년차 미만 선수라 국제 아마추어 선수 신분으로 마이너 계약을 하게 됐고, 지바 롯데가 받게 될 포스팅비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국제 아마추어 선수 중 가장 많은 65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게 됐지만 지바 롯데는 162만5000달러를 버는 데 그쳤다.
사사키에 앞서 포스팅으로 다저스에 입단한 한국인 내야수 김혜성(26)과 비교해도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김혜성은 지난 4일 다저스와 3+2년 보장 1250만 달러,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OSEN=고척, 김성락 기자] 키움 김혜성(왼쪽)이 경기 후 고별식을 앞두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9.17 /
2018년 7월 개정된 한국과 미국의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포스팅으로 한국인 선수와 계약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보장 총액 기준 2500만 달러 이하면 계약 규모의 20%를, 50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7.5%를, 5000만 달러 초과시에는 937만5000달러와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에 대한 15%를 원소속구단에 지급해야 한다.
김혜성의 보장 총액 1250만 달러 중 25%인 250만 달러를 원소속구단 키움 히어로즈가 받았다. 사사키를 보낸 지바 롯데보다 87만5000달러 더 많은 금액. 우리 돈으로 비교하면 키움이 약 36억4000만원을 받은 반면 지바 롯데는 약 23억7000만원으로 1.5배가량 적은 수입에 만족해야 했다.
사사키가 2년만 더 일본에서 뛰고 포스팅을 했더라면 지바 롯데는 이와 비교도 안 될 막대한 수입을 올렸을 것이다. 지금처럼 국제 아마추어 계약 보너스풀에 제한받지 않고 초대형 계약이 가능했다. ‘LA타임스’는 지난해 11월 포스팅이 결정된 뒤 ‘사사키가 2년만 더 기다렸다면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12년 3억2500만 달러에 맞먹는 계약을 했을 것이다’고 봤다.
[OSEN=이대선 기자]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2024.03.19 /
25세, 프로 6년차 이상 자격을 충족한 뒤 포스팅에 나선 야마모토는 투수 역사상 최고액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원소속구단 오릭스 버팔로스는 5062만5000달러라는 엄청난 수입을 올렸다. 현행 포스팅 시스템으로 바뀐 뒤 최고액으로 오릭스는 단숨에 팀 전체 연봉의 3년치를 벌었다. 2021~2023년 3년 연속 퍼시릭리그 우승과 2022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엄청난 이적료까지 안기고 떠난 야마모토는 오릭스에 있어 절대적인 존재로 남았다.
오릭스의 포스팅 수입과 비교해 31배나 작은 규모에 지바 롯데는 씁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바 롯데는 사사키의 꿈을 존중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포스팅을 허용했다. 지난해 포스팅 허용 기자회견에서 마쓰모토 나오키 지바 롯데 구단본구장은 “입단할 때부터 사사키는 미국에서 뛰고 싶은 꿈이 있다고 했다. 5년간 종합 판단한 결과 그의 생각을 존중하기로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로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큰 무대에서 던지고 싶어 한 사사키는 1년 전 겨울부터 구단에 포스팅을 강하게 요청했다. 입단 후 4시즌밖에 보내지 않았고, 야마모토처럼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것도 아니라 비난 여론이 일었다. 지난해에도 팀 우승은 못했고, 부상으로 규정이닝에도 실패했지만 포스팅 뜻을 굽히지 않았다. 국제 아마추어 계약에 따라 사사키는 첫 3시즌 연봉은 최저로 제한되고, 6년간 다저스에서 서비스 타임으로 묶이게 된다. 30세에 FA가 되는 금전적 불리함을 감수한 사사키의 도전 정신은 인정할 만하다.
[OSEN=조은정 기자] 지바 롯데 사사키 로키. 2024.02.25 /
이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