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6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하기 전 데이브 로버츠 감독으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티즌스 뱅크파크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부활했다. 제구가 잡힌 것이다. 그러나 직구 스피드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사사키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볼넷 2개를 내주고 삼진 4개를 잡아냈다.
지난달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시리즈 2차전 데뷔전서 그는 3이닝 1실점하는 동안 5볼넷을 허용하는 컨트롤 난조를 보였다. 이어 3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는 1⅔이닝 동안 3안타와 4볼넷을 내주고 2실점했다.
그러자 현지 매체들은 사사키를 마이너리그로 보내야 한다며 격하게 비판했다.
이날도 썩 만족스러운 피칭은 아니었으나, 경기를 끌고 나가는 안정감을 엿볼 수 있었다. 앞서 2경기에서는 스트라이크 비율이 절반에 못 미치는 49%였지만, 이날은 68개의 투구수 가운데 60%인 41개가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았다. 또한 앞서 두 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9개나 내줬던 볼넷이 이날은 2개로 대폭 줄었다.
6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전에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는 사사키 로키. Imagn Images연합뉴스
하지만 사사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강속구는 또 다시 100마일을 넘기지 못했다. 35개를 구사한 직구 구속은 최고 최고 98.1마일(157.9㎞), 평균 96.9마일에 머물렀다. 지난달 30일 디트로이트전보다는 조금 빨라졌지만,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19일 시카고 컵스전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사사키는 메이저리그의 본격적인 관심을 받은 2023년 3월 WBC에서 최고 101.9마일, 평균 100.1마일의 강력한 직구를 뽐냈다. 이후 2023년 지바 롯데 마린스 정규시즌서 평균 98.8마일의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지난해 어깨와 복사근 부상을 당하면서 평균 96.7마일로 감소했다.
사사키는 지난달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100마일 이상의 직구를 2개 뿌렸다. 각각 100.5마일, 100.0마일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이라 힘이 잔뜩 들어간 때문인지 몰라도 37개를 던진 직구의 평균 구속도 98.0마일에 달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돌아와 치른 3월 3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는 33개 직구의 구속은 최고 96.9마일, 평균 96.1마일에 그쳤다. 이어 이날도 대부분의 직구가 96~97마일대에 머물렀다.
LA 다저스 포수 오스틴 반스가 승리 후 마무리 태너 스캇과 손을 잡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 운영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사사키와 배터리를 이룬 포수 오스틴 반스는 "그라운드로 나가기 전 그는 '잘해 봅시다'라고 말해줬다. 마음에 들었다. 마운드에 올라가 싸우려는 모습이 좋았다"고 평한 뒤 "상대 일부 타자들이 사사키의 스플리터에 고전했지만, 좋은 직구도 꽤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아랫 부문을 공략했고, 내 미트를 뚫을 기세였다. 그에게 필요한 피칭이 그런 것이었다. 직구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면서 타자들에게 압박을 주니까 스플리터의 효과도 컸다"고 분석했다.
사사키는 "지난 한 주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보냈다. 기술적인 부분인지 몰라도 자신감을 가질 만한 뭔가를 찾으려 했다. 폼을 조정해 자신감을 갖게 된 건 정말 중요하다"면서 "최근 불펜피칭에서 마음가짐보다는 신체적인 투구폼, 특히 하체의 움직임에 신경을 썼다. 지난 번에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했는데, 잘 안됐다. 오늘은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사사키의 평균자책점은 5.79에서 4.15로 낮아졌다. 사사키의 호투를 발판 삼은 다저스는 3대1로 승리했다.
노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