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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FA컵 무대에서 코리안리거의 슈팅 한 방이 경기 흐름을 바꿨지만 결과는 더없이 아쉬운 방향으로 향했다. 스완지 시티 소속 공격수 엄지성(23)은 후반 초반 환상적인 궤적의 오른발 감아 차기로 시즌 두 번째 골을 기록하며 스완지 팬들과 현지 언론을 열광시키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팀은 승부차기 접전 끝에 FA컵에서 고개를 숙이게 됐다.
경기는 11일(현지시간) 스완지닷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FA컵 3라운드 홈 경기였고, 상대는 챔피언십 소속 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WBA)이었다.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통해 2-2로 맞선 뒤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결국 스코어 5-6으로 승부가 갈리며 스완지의 FA컵 일정은 이 지점에서 마무리됐다.
엄지성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38분 교체될 때까지 활발한 드리블, 박스 침투, 연계 플레이, 압박 가담 등 공격 전환 구간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경기의 주인공이 되는 장면이 나온 시점은 후반 시작 직후였다. 전반 동안 양 팀의 득점 장면이 나오지 않아 경기장이 지루한 공방으로 채워지던 흐름을 엄지성이 단숨에 끊어냈다.
후반 3분, 엄지성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수비수 앞을 가로지르는 드리블을 전개했다. 이후 페널티 박스 모서리 지점에서 오른발 감아 차기를 시도했고, 공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꽂혔다. 상대 골키퍼는 손을 뻗는 동작을 보여줬으나, 볼의 각도와 속도, 궤적이 워낙 정교해 손끝이 닿는 데 실패했다. 이 장면은 이날 경기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득점은 지난 11월 6일 프레스턴 노스 엔드를 상대로 터뜨린 챔피언십 시즌 첫 골 이후 약 두 달 만에 나온 시즌 2호골이다. 엄지성은 이 골로 시즌 공식전 공격포인트를 2골 2도움으로 늘렸다. 출전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효율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엄지성의 퍼포먼스는 현지 매체들을 통해 즉각 반향을 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경기 종료 후 엄지성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3점을 부여했다. 사실상 이 경기의 최고 활약 선수로 평가한 셈이다. 영국 'BBC' 역시 후반 초반 득점 장면을 상세히 다루며 "후반 시작 3분 만에 엄지성이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는 표현을 남겼다. BBC는 슈팅의 궤적과 골문 방향까지 언급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이날 스완지는 엄지성의 골로 한 박자 앞서 나가는 듯했으나 흐름을 유지하지 못했다. 후반 8분,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조쉬 마자에게 세트피스 동점골을 내줬고, 경기는 다시 균형점으로 돌아갔다. 정규시간 90분은 1-1로 마무리됐고, 연장전으로 이어지면서 체력 소모와 교체 공백이 변수로 등장했다. 연장전에서도 양 팀은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2-2가 됐고, 결국 승부차기 과정으로 들어갔다.
승부차기에서는 양 팀 키커들이 차례로 성공시키면서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졌다. 5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하면서 6번째 키커까지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결말은 7번째 키커 자리에서 갈렸다. 스완지 측의 말릭 주니오르 얄코우예가 실축하고 고개를 떨군 반면, WBA의 올리버 보스톡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팀의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엄지성 개인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경기였다. 팀의 탈락과 상관없이 패스 선택, 드리블 방향 전환, 박스 진입 타이밍에서 이전보다 완성도를 높인 모습이 드러났고, 슈팅 결정력까지 증명하며 챔피언십과 FA컵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셈이다. 현지 팬 커뮤니티는 경기 직후 "엄지성이 왼쪽에서 만들어낸 장면이 스완지 공격의 유일한 활로였다", "감아 차는 볼 퀄리티가 프리미어리그급이었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받아야 할 선수"라는 반응을 남겼다.
스완지는 FA컵에서 물러난 뒤 리그 일정에 집중하게 됐다. 이번 탈락으로 일정 밀집도가 줄어드는 대신 챔피언십 순위 경쟁에 전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엄지성 역시 최근 증가한 출전 시간을 기반으로 리그에서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엄지성은 지난해 한국 축구대표팀의 A매치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뒤, 손흥민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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