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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왼쪽)와 양의지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황금 세대'로 꼽히는 1987년생 선수들이 어느덧 서른아홉, 불혹을 눈앞에 둔 나이가 되었다. 최근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들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발단은 메이저리거 출신 강정호가 던진 한마디였다. 그는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동갑내기 친구들을 향해 "87년생들을 모으고 싶다"라며 소환장을 보냈다.
87라인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신화의 주역들이자, KBO 리그의 르네상스를 이끈 세대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필두로 양의지, 강정호, 황재균, 민병헌, 차우찬, 그리고 빠른 88년생으로 친구 대열에 합류한 김현수와 최주환까지, 이들이 구축한 라인업은 국가대표팀 그 자체였다. 이들은 투수와 포수,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각 포지션에서 '역대급'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한국 야구의 중흥기를 지탱해 왔다.
2026년 현재, 이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류현진은 친정팀 한화 이글스에서 여전한 '클래스'를 과시하며 마운드를 지키고 있고, 양의지는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으로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김현수와 최주환 역시 베테랑의 품격을 유지하며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황재균은 최근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 제2의 인생을 시작했으며, 강정호와 민병헌, 차우찬 등은 이미 은퇴 후 지도자나 방송, 개인 사업 등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팬들이 이들의 재결합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더그아웃에서 나시(민소매) 차림으로 편하게 장난치던 양의지의 모습이나, 해외 무대에 도전하며 서로를 격려하던 이들의 끈끈한 동료애는 야구 팬들에게 하나의 시대적 향수로 남아 있다. 서른아홉이라는 나이는 누군가에게는 은퇴를 고민하게 하는 시간이지만, 이들에게는 함께 나이 들어온 팬들과 마지막으로 호흡할 수 있는 '라스트 댄스'의 시점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정식 프로 팀에서 뭉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예능 프로그램이나 이벤트성 매치가 활성화되면서, 87라인이 한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이 불가능한 꿈만은 아니다. 강정호가 장타를 치고 양의지가 투수를 리드하며,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전율을 선사한다.
과연 87라인의 '드림팀'이 구성돼 이대호 등이 주축된 82라인 팀과 한 판 승부를 벌일지 주목된다.
강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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