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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억원 엄상백이 10만불 왕옌청보다 못하다고? 왜들 이리 난리일까

드루와 0

엄상백(왼쪽)과 왕옌청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를 둘러싼 여론이 심상치 않다. 비시즌 78억 원이라는 거액의 FA 계약을 체결하며 화려하게 입성한 엄상백과, 아시아쿼터로 영입된 10만 달러 몸값의 대만 출신 투수 왕옌청을 비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몸값 차이만 수십 배에 달하는 두 선수를 두고 '누구를 중용해야 하는가'라는 논쟁이 불붙는 현상은 언뜻 이해하기 힘든 광경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화의 고질적인 전력 약점과 최근 일본 프로야구(NPB) 2군 기록에 대한 과도한 기대 심리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일단 수치상으로 보여지는 왕옌청의 이력은 매혹적이다. 일본 라쿠텐 이글스 2군에서 보여준 성적은 분명 수준급이다.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이라는 점은 류현진 이후 확실한 왼쪽 선발 자원이 부족했던 한화에게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질 법하다. 100구가 넘는 상황에서도 구속을 유지하는 스태미나를 증명했다는 소식은 팬들로 하여금 '10만 달러의 기적'을 꿈꾸게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짚어볼 대목이 있다. 그는 일본에서 6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고도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일본 2군 무대에서 준수한 성적을 냈음에도 소속팀이 이적료 몇 푼에 그를 풀어줬다는 사실은, 그가 가진 한계치가 명확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

반면 엄상백은 KBO 리그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자원이다. 사이드암으로서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리그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78억 원이라는 몸값은 그가 가진 '현재의 가치'와 '희소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그럼에도 팬들이 왕옌청에게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엄상백이 보여준 기복과 큰 경기에서의 안정감 부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거액을 투자한 만큼 기대치도 높지만, 그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때의 반작용이 '저비용 고효율'의 상징처럼 보이는 왕옌청에게로 쏠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핵심은 리그의 자존심과 현실적인 전력 구성이다. 만약 일본 1군에서도 통하지 않아 방출된 10만 달러짜리 투수가 한국의 78억 원짜리 FA 투수를 밀어내고 에이스 노릇을 하게 된다면, 이는 KBO 리그 전체의 수준 저하를 증명하는 꼴이 된다. 일본 2군과 한국 1군의 격차가 사라졌다는 뜻이며,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 국내 타자들이 일본 2군 투수의 공조차 공략하지 못한다는 부끄러운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의 셈법은 명확해야 한다. 왕옌청은 어디까지나 전력을 보강하는 '옵션'이지, 팀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78억 원을 들인 엄상백이 제 자리를 잡고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팀의 위계와 전력의 연속성이 산다. 왕옌청은 엄상백이 흔들릴 때 투입되는 보험이거나, 좌완 불펜 요원으로서의 활용 가치가 우선이다. 뚜껑을 열기 전의 장밋빛 환상은 위험하다. 10만 달러라는 금액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는 법이고, 78억 원이라는 금액 또한 그만한 책임감이 따르는 법이다. 지금의 소란은 결국 엄상백이 실력으로 잠재워야 할 숙제이며, 한화 구단 역시 '가성비'라는 달콤한 유혹보다 '확실한 전력'인 엄상백의 반등에 모든 사활을 걸어야 한다.

결국 왕옌청이 '괴물'인지 아닌지는 정규 시즌 타이트한 승부처에서 KBO 타자들의 방망이가 판가름할 것이다. 만약 그가 정말로 리그를 씹어먹는 활약을 펼친다면 그것은 한화에게는 축복일지 모르나, 한국 야구에는 몸값 거품 논란과 수준 저하라는 쓰라린 반성문을 안겨줄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왕서방 열풍'이 아니라, 거액의 몸값에 걸맞은 엄상백의 확실한 증명이다.

 

 

강해영 기자

마니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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