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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득점은 11경기, 도움은 11개' 고민 깊어지는 '손흥민 활용법'

드루와 0
 
 

 

 

 

 


'골'은 잠잠하지만 '도움'은 벌써 커리어하이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손흥민(LA FC)이 올시즌 득점력 부진으로 인한 노쇠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도움 '포트트릭'을 달성하며 경기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손흥민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랜도 시티와의 '2026 MLS(미국 메이저리그사커)' 6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에만 4개의 도움(8~11호)을 잇달아 기록하며 팀이 6-0 완승에 기여했다. LA FC는 정규리그 5승 1무(승점 16)로 서부 콘퍼런스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모든 대회를 통틀어 올 시즌 10경기 무패(8승 2무)행진을 기록중이다.

손흥민이 1경기에서 4개의 도움을 올린 것은 프로 커리어 사상 처음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MLS 6경기 7도움를 기록하며 도움 부문 선두에 올랐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4경기 4도움(1골)을 합치며 공식전 10경기 만에 벌써 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득점포가 이날도 터지지 않은 것이 유일한 옥에 티였다. 손흥민은 새해 첫 경기였던 지난 2월 레알 에스파냐(온두라스)와의 CONCACAF 챔피언스컵 1라운드 1차전에서 페널티킥으로 1골을 넣은 뒤로는 이날까지 9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3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치른 A매치 2연전까지 포함하면 11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손흥민이 필드골로 득점을 기록한 것은 국가대표팀에서는 지난해 11월 14일 대전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 프리킥 골, 소속팀에서는 지난해 11월 23일 밴쿠버 화이트캡스 FC와의 '2025 MLS컵 플레이오프 8강전(2골) 득점이 마지막이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LA FC에 후반기에 합류했음에도 12골 4도움, 국가대표팀에서는 9경기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골침묵이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나왔다. 어느덧 33세가 된 손흥민이 전성기에 비하여 스피드와 운동능력이 하락하면서 에이징 커브가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손흥민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대표팀 평가전부터 유효슈팅을 한 번도 시도하지 못하는 경기가 여러 차례 나왔다. 특히 지난 4월 1일 오스트리아와의 A매치(0-1)에서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도 결정적인 찬스를 두 번이나 연이어 놓치는 장면은, 과거의 손흥민이었다면 충분히 득점으로 연결시켰을 만한 순간이었기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4도움을 올린 올랜도전 역시 손흥민에게도 몇 차례의 득점찬스가 있었다. 전반 4분 만에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잡았지만 손흥민의 슈팅은 옆 그물로 향했다. 전반 45분 파트너 부앙가의 패스를 이어받아 박스 안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수비에 맞고 벗어났다. 후반 11분 역습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은 골문을 한참 벗어났다. 전체적인 활약상은 탁월했지만, 손흥민의 전매특허였던 '골을 마무리하는 능력'이 확실히 예전보다 하락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골의 유무와 별개로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움직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대표팀에서의 부진 이후 곧바로 소속팀에서의 첫 경기였던 올랜도전에서 손흥민은, 비록 골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여전히 경기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난해 LA FC를 이끌었던 체룬돌로 감독이 손흥민을 최대한 '골잡이'로 활용하며 플레이의 자유도를 부여했다면, 마크 도스 산토스 현 감독은 손흥민에게 빌드업 관여와 경기조율 등 좀더 '찬스메이커'에 가까운 이타적이고 전술적인 역할들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산토스 감독의 전술이 손흥민의 공격적인 장점을 살리는 데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현재 LA의 팀성적이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변화를 줄 가능성은 낮다.

산토스 감독은 올랜도전 직후 "손흥민이 매번 득점을 할 필요는 없다. 팀을 돕는 게 중요한데, 손흥민은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평가하며 "그는 전반에 팀이 기록한 5골에 모두 관여했다.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정말 헌신적이며 열심히 뛰는 선수다. 감독으로서 손흥민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믿음을 보냈다.

손흥민의 득점부담을 분산시켜줄 확실한 파트너의 유무도 중요한 차이다. 손흥민은 윙어와 공격수를 두루 소화할 수 있지만 수비를 등지고 플레이하거나 공중전에 능한 정통파 원톱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이로 인하여 손흥민은 소속팀에서든 대표팀에서든 해리 케인, 슈테판 키슬링, 드니 부앙가 등 자신의 단점을 상쇄해줄 훌륭한 원톱 공격수와 호흡을 맞췄을 때 더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현재 LA에서는 부앙가라는 뛰어난 골잡이가 있는만큼, 손흥민이 득점이 다소 저조하고 찬스메이킹에 더 신경 써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 1순위다. 이근호와 황의조가 대표팀에서 멀어진 이후, 손흥민은 수비의 집중견제를 분산시켜주거나 자신의 패스를 이어받아 마무리해줄 만한 뛰어난 공격 파트너를 얻지 못했다. 오현규가 성장하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아직 후반 '조커'로 더 자주 활용되고 있다. 또다른 대안인 조규성은 장기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되지 않았고, 오세훈과 주민규는 최종엔트리 승선조차 불투명하다.

손흥민이 최근 대표팀에서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A매치에서 손흥민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쳤다고 할 만한 공격수도 없었다. 2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기록한 코트디부아르-오스트리아전 모두 특정 선수의 부진을 탓하기 전에 한국이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는 찬스 자체가 거의 없었다. 그나마 만들어낸 기회는 이강인처럼 걸출한 테크닉을 지닌 몇몇 선수의 개인능력에만 의존했다. 손흥민이 수비를 몰고다니며 고군분투했지만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했다. 손흥민이 만들어내는 빈 공간을 파고들며 찬스를 만들어줄 약속된 패턴이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손흥민의 길어지는 골침묵은 단순히 개인능력의 저하보다는 '전술적인 디테일 문제'가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데 더 초점이 맞춰진다. 홍명보 감독은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수비 안정화를 위하여 스리백 전술을 꾸준히 테스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조직력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히려 수비 숫자를 늘리느라 본래 한국의 최대강점이던 풍부한 2선 자원과 손흥민 활용법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성기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월드컵에서 한국을 만날 상대팀들이 가장 경계대상으로 꼽을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스피드는 하락했을지 몰라도 손흥민의 이타적인 패스와 경기를 읽는 시야, 동료들을 활용하는 연계플레이 능력 등의 장점은 오히려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손흥민을 전술적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살리느냐는, 북중미월드컵에서 홍명보호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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