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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아냐!' 스트라이크 '못' 던지나, '안' 던지나?...한화 1, 2군 이틀간 사사구 3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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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구 4개 내준 김서현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가 투수로서의 기본 가치인 '제구'와 '승부'를 동시에 내려놓았다. 1군과 2군을 가리지 않고 이틀간 쏟아진 사사구 37개. 이 수치는 단순한 난조로 설명하기 어렵다. 기술 문제가 아니라, 승부를 피한 결과에 가깝다.

지난 14일 대전 경기에서 기록된 사사구 18개는 KBO리그 역사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안타는 단 2개만 내주고도, 스스로 1루를 18번이나 열어줬다. 이어진 15일 경기에서도 투수진은 사사구 10개를 남발하며 5-13 완패를 자초했다. 맞아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내줘서 무너진 경기였다.

문제는 1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날 서산에서 열린 2군 경기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10-2로 앞서던 경기를 지키지 못하고 사사구 9개를 쏟아내며 10-15 대역전패를 당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투수 육성 시스템 전반의 붕괴를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현장의 시선은 분명하다. 한화 투수진의 문제는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 것이 아니라 '안' 던지는 데 있다. 타자를 압도하기보다, 안타를 맞지 않으려는 두려움이 먼저다.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존을 외면하고, 밀어내기 볼넷까지 감수하는 장면은 신중함이 아니라 회피에 가깝다.

안타는 승부의 결과다. 하지만 볼넷은 승부 자체를 포기한 선택이다. 그래서 볼넷은 단순한 출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마운드에서의 주도권을 스스로 내려놓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투수가 도망치는 순간, 야수의 리듬은 무너지고 경기는 걷잡을 수 없이 흐른다.

지표 역시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6.38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고, 불펜 평균자책점은 9점대를 넘나들고 있다. 마무리 김서현은 8회 등판해 3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하는 등 제구 붕괴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이는 특정 선수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을 반복적으로 방치한 벤치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경문 감독은 결국 마무리 교체라는 강수를 택했다. 선발 자원인 잭 쿠싱을 불펜으로 돌리는 선택이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 무너진 구조를 임시로 막아보려는 고육지책에 가깝다.

프로 투수에게 스트라이크 존은 피해야 할 공간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영역이다. 담장을 넘겨주더라도 정면 승부를 택하는 것이 프로의 자세다. 지금의 한화 마운드는 그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서 무너져 있다.

승부를 피하는 야구로는 아무것도 지킬 수 없다. 지금의 한화 마운드는 더 이상 프로의 무대라 부르기 어렵다.

 

 

강해영 기자

마니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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