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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나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 양민혁이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5.11.17 |
| ⓒ 연합뉴스 |
승격 확정과 우승 세리머니라는 뜻깊은 행사가 눈앞에 펼쳐졌으나 양민혁은 끝내 외면당했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이끄는 코번트리 시티는 26일 오후 8시(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코번트리에 자리한 코번트리 빌딩 사이어티 아레나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EFL)' 45라운드서 렉섬에 3-1로 완승을 챙겼다. 이로써 코번트리는 27승 11무 7패 승점 82점 1위에, 렉섬은 19승 13무 13패 승점 70점 6위에 자리했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코번트리는 축제의 날이었다. 직전 44라운드에서 포츠머스를 상대로 5-1 대승을 거두면서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했다. 2위 입스위치 타운과 격차를 벌리며 조기 우승을 확정 지은 이들은 렉섬전 이후 우승 세리머니가 예정되면서 활짝 웃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반면, 원정을 떠나온 렉섬은 백투백 승격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에 걸치고 있는 이들은 8위 더비 카운티와 격차가 단 1점으로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했다. 정반대인 상황 속 경기가 시작됐고, 코번트리가 방심의 끈을 놓지 않으며 활짝 웃었다.
전반 19분 토마스 아산테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 갔으나 렉섬도 6분 뒤 래스본이 동점 득점을 터뜨리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1-1로 팽팽하게 이어지던 후반 35분 토르프 오베가르드가 추가 골을 터뜨렸고, 종료 직전 메이슨-클라크가 쐐기 득점을 넣으면서 코번트리는 마지막 챔피언십 홈 경기서 짜릿한 3-1 완승을 챙겼다.
'14G 연속 명단 제외' 양민혁, 압도적 승격에도 웃지 못했다
이처럼 코번트리는 PL 승격과 조기 우승을 자축했으나 유일하게 웃지 못한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대한민국 공격수 양민혁이다. 2006년생인 그는 2년 전, 무려 고등학교 3학년의 나이에 프로 유니폼을 입고 충격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강원 소속으로 38경기에 나서 12골 5도움을 기록했고, 그해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토트넘 이적 후 잉글랜드 적응을 위해 후반기에는 QPR(챔피언십) 임대 생활을 거친 양민혁은 2025-26시즌을 앞두고 포츠머스로 재임대되면서 챔피언십 무대를 누비게 됐다. 사령탑 존 무시뉴 감독이 강력하게 그를 원했고, 부상과 부진이 이어졌으나 포츠머스에서 나름 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양민혁은 왓포드(1골)·미들즈브러(1골)·레스터(1도움)·찰턴 애슬래틱(1골)을 상대로 공격 포인트 4개를 쌓았다. 특히 공격 포인트를 올린 4경기에서 모두 패배하지 않는 '히어로 능력'을 선보였고, 순조롭게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하면서 멈췄던 기량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포츠머스 일원으로 자리하고 있었으나 달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챔피언십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코번트리 시티로 재임대된 것. 서서히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을 순간이었기에 당혹스러운 소식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원 소속팀인 토트넘은 양민혁에게 더 많은 출전 시간과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 하지만, 이는 완벽한 악수였다.
램파드 감독은 양민혁에게 명확한 역할과 임무를 부여했고, 스토크시티와 FA컵 3라운드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르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후 노리치(18분)·QPR(10분)·옥스퍼드(10분)를 상대로 교체 출전하면서 적응에 나섰으나 이게 끝이었다. 계속해서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옥스퍼드와 31라운드 맞대결 이후 자취를 감췄다.
이번 경기에서도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램파드 감독은 메이슨-클라크, 조쉬 에클스, 토마스 아산테와 같은 주전 자원들을 투입하며 방심의 끈을 놓지 않았고 3-1 대승을 거뒀다. 무려 14경기 연속 경기 명단 제외라는 굴욕을 맛본 양민혁은 경기 후 진행된 우승 세리머니에서 웃는 모습이 나왔지만, 이번 임대는 실패였다.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경험한 점은 긍정적이나 포츠머스에서 그리던 상승 곡선은 완벽하게 끊겼고, 재임대된 코번트리에서는 능력을 입증할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이에 더해 램파드 감독은 그를 제외하고 본인이 선택한 멤버로 다이렉트 승격을 일궈내며 정당성을 입증, 이 결과물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했다.
내달 2일 왓포드와 최종전을 앞둔 양민혁은 이 경기가 코번트리에서 사실상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왓포드전도 출전 확률이 높지 않은 가운데 다음 시즌 준비를 앞두고 새로운 팀을 빠르게 찾을 필요성이 있다. 오는 6월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출전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 속 9월 열리는 아시안게임 출전이 상당히 중요하다.
바로 병역 문제 때문. 아직 만 20세로 향후 2028 LA 올림픽, 2030 도하 아시안게임 등 기회가 충분히 남아있으나 유럽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아시안게임을 전담하는 이민성 감독이 지난 3월 A매치 기간, 소집해 발탁 가능성이 충분히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장담할 수 없다.
또 아시안게임을 넘어 향후 A대표팀 복귀와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2026-27시즌을 앞두고 '반드시 고정적으로 뛸 수 있는' 팀으로 향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아픔을 발판으로 삼아 과연 그가 다음 시즌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향후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